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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근교 여행 (1) 세븐 시스터스 + 알프리스톤 + 루이스 당일치기. 크림티 가게 추천

forfunlife 2024. 9. 30. 01:10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당일치기 근교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계속 비 오다가 하루 반짝하고 있는데 이럴 땐 무조건 밖으로 나가야 한다.
비가 안오는 날을 찾기가 더 어려운 영국 날씨다.ㅠ

아침 일찍 일어나서 도시락을 싸서 세븐 시스터스로 출발했다.
우리 집에서는 2시간 반정도 걸리는데 영국 남부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
드라이브하기에 너무 멋진 길!
길 양쪽으로 보이는 드넓은 들판에 풀 뜯는 양떼가 인상적인 동네였다.
 

1. 세븐 시스터스 Seven Sisters

세븐 시스터스는 7개의 하얀 절벽이 늘어서 있는 북해와 맞닿아있는 절벽이다. 런던의 동남쪽 이스트본 지역에 있고 직접 찾아갈 때는 '내셔널 트러스트 벌링갑 앤드 더 세븐 시스터스 (Natioanl Trust Birling Gap and The Seven Sisters)로 검색해서 가면 된다.
세븐 시스터스라고만 치면 세븐 시스터스 절벽이 시작하는 공원으로 안내하는데 여기서는 절벽 전체 모습이 안 보인다.
트레일 따라서 트랙킹 하는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이니 절벽을 보고 싶은 사람은 꼭 벌링갑으로 가도록 하자.

 
내셔널 트러스트 이름이 붙은 것처럼 영국 국립공원 패스 가입자는 주차가 무료이다.
영국 내셔널 트러스트에서 관리하는 관광지들은 무료로 들어갈 수 있는 패스인데 4인 가족에 1년 30만원 정도로 저렴하진 않지만 꽤 많은 관광지를 무료로 들어갈 수 있어서 장점이 있다.
우리는 패스 가입을 하진 않았는데 단기로 온 가족들이 많이 가입한다고 들어서 다음번엔 가입할까 계획 중이다.

영국 내셔널 트러스트 홈페이지. 한국에서는 홈페이지 접근이 안됐었는데 지금도 안되려나..
4인가족 159 파운드.

 
내셔널 트러스트 멤버가 아니면 주차료를 내면 된다.

1시간당 1.5 파운드
4시간 이후는 6파운드 고정이다.
자판기에서는 동전만 받고 카드 결제는 건물 안에 비지터 센터에 가서 결제하면 된다.

Pay and go 방식으로 주차비용 결제 후 영수증이 나오면 차 유리 앞에 올려놓는다.
일찍 나가면 납부한 돈은 못 돌려받는다.
참 비합리적인 방식인데 대부분의 영국 주차료 징수가 이런 식이다.

10시 30분쯤에는 건물 앞 메인주차장에 주차가 가능했고, 그 옆으로도 넓은 주차장이 있다.
주차장 밖 길에도 대는 사람들이 있긴 했는데 길은 좁고 버스랑 차, 사람이 얽혀서 다니는 복잡한 길이라 돈 내고 안에 대는 걸 추천한다.

주차비만 내면 입장료는 따로 없다.

세븐 시스터스
드넓은 북해

 
바다를 바라보는 왼쪽에 등대 올라가는 길이 있는데 이쪽으로 올라가면 세븐 시스터스 절벽이 제대로 보인다.
하얗게 늘어선 멋진 절벽과 초록 잔디, 파란 바다가 너무나도 아름답게 이어진다.
구글에서 seven sisters weather라고 치면 일기예보 볼 수 있으니 일정 중 맑은 날이 있다면 꼭 가보는 것 추천한다.
날이 맑아도 바람이 많이 불고 추우니 옷은 따뜻하게 입고 갈 것.
 

저 멀리 있는 Belle Tout Lighthouse.

 
우리는 여기 등대까지 걸어 올라갔는데 등대에 특별한 건 없다. ㅎㅎ (올라가는 데는 30분 이상 걸린듯하다)
카페가 하나 있었는데 절벽이 보이는 테이블이 있거나 한 것도 아니어서 다들 안 들어가고 다시 내려가는 분위기였다.
근처에서 도시락 먹는 사람들이 많아서 우리도 먹고 내려갔다.
이 근처가 한가하고 좋은듯하다.

가벼운 손 가벼운 발걸음으로 세븐 시스터스 절벽을 눈에 가득 담고 언덕을 내려갔다.


계속 침식되고 있는 세븐 시스터스. 해안선이 계속 바뀌고 있다.

 
비지터 센터에 가면 세븐 시스터스 관련 안내 사진들을 볼 수 있다.
절벽 침식에 관련된 사진들이 신기해서 유심히 보고 왔다.

바닷가에서 올려다본 벌링갑
바닷가에서 보이는 세븐 시스터스


바다 쪽으로 계단으로 내려가면 아래서 절벽을 올려다볼 수 있다.
하얀 절벽을 좀 더 가까이서 볼 수 있고 바닷가에서 장난치는 어린이들도 볼 수 있다.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이라 넋 놓고 한참을 있었다.

벌링갑 & 세븐 시스터스 Tip 정리
세븐 시스터스 석회암 절벽 볼 수 있는 관광지 (백악기 돌이라고 함)
주차료 시간당 1.5파운드
버스 타면 세븐시스터스 파크 말고 벌링갑 정류장에서 내릴 것
(12번, 12X 버스는 벌링갑 정류장이지만 내려서 한참 걸어야 한다. 13번 버스는 벌링갑 바로 앞에서 내려 준다고 함.
근데 매일 다니는 것 같지는 않으니 확인할 것)
입장료는 없음
돗자리 갖고 오면 좋음
해 떠도 바람 불면 추움

 
 

2. 알프리스톤 Alfriston

세븐 시스터스를 충분히 보고 근처 서식스 소도시를 구경하기로 했다.
알프리스톤이 한인 투어하면 들르는 곳이라고 해서 가봤다.
아주 작은 오래된 영국 도시였고 맛있는 크림티를 판다고 해서 가봤는데!
크림티 집이 주말에는 문을 안 연다 ㅠㅠㅠ
그것도 안 알아보고 그냥 블로그만 보고 갔던 나.
가족들의 원성에 머리가 하얘졌다ㅠㅠㅠ
 

 

 
너무 작은 도시라 갈만한데도 없고 문 연 카페는 별로 예쁘지도 않고 사람이 너무 많아서 포기ㅠ
근처에 예쁜 레스토랑이 있어서 들어갔다.

POCO 이탈리안 음식점
토마토 브라타치즈 샐러드, 까르보나라, 라구 파스타, 미트볼을 시켰는데
너무 영국 스타일인지 한국인 입맛엔 안 맞았다 ㅋㅋㅋ
가게는 너무 예쁘고 좋은데. 분위기도 참 좋은데.
나는 너무 한국인 입맛이었던 것 ㅋㅋㅋ
예전에 이태원 어디 유명 셰프 음식점에서 9시간 졸여서 만들었다는 고기를 사 먹었었는데, 가격은 너무 비싼데 장조림 맛이라고 남편이랑 한참 얘기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시켜 먹은 라구랑 맛이 똑같았다!!
아마도 유명하고 고급 음식이긴 한 거 같은데 장조림이 더 맛있다...ㅠ
분위기에 비해서 한국 입맛인 우리는 좀 아쉬웠다.
그래도 레스토랑은 너무 예뻤던 포코.

POCO. Alfriston

 

 
알프리스톤에서는 밥 먹고, 주변 길거리 구경하고, Much Ado Books 서점만 보고 바로 떠났다.
오래된 교회가 있다는데 가는 길에 마침 말이 똥을 엄청 싸둬서 냄새에 막혀서 못 들어갔고
딱히 가볼 만한 곳이 많지는 않았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곳이었지만 아마 한인투어 업체에서도 짧게 훑어보고 다음 코스로 넘어가는 곳인가 보다.
 

3. 루이스 Lewes

크림티가 못내 아쉬워서 주변에서 찾아보니 루이스에 하나 있다고 해서 그냥 아무 정보 없이 루이스로 갔다.
루이스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도시였는지 아름다운 성과 멋진 시청, 법원이 있는 서식스 작은 소도시였다.
이 지역에서 영국 왕실과 큰 전쟁이 있었다고는 하는데 자세한 역사는 잘 모르겠지만 가볍게 산책하고 옛 영국의 모습을 볼 수 있는 특별한 장소였다.
 

루이스 성 https://www.visitlewes.co.uk/things-to-do/lewes-castle-and-barbican-house-museum-p1094071

 
크림티를 먹으러 티가든 The Tea Garden에 갔다.
마침 자리가 났는데 치워야 하니 15분 뒤에 오라고 해서 주변 산책하다가 돌아갔다.
우리가 마지막 손님이라 먹을 수 있는 게 많지는 않았지만 ㅠ 다행히 스콘은 새로 구워줄 수 있다고 해서 들어갔다.
스콘 2개 + 서식스 크림티 1개 + 아이들을 위한 초코케익 1개 + 콜라 = 24 파운드
이렇게 시켜보았다.
 
살짝 기다림 후에 만난 스콘과 홍차.
아 크림티를 이래서들 외치는구나 했다.
엄청 부드럽고 달콤한 스콘과 딸기잼 + 클로티드 크림 조합이 너무 좋았다.
홍차의 진하고 쓴 맛이 단 맛을 눌러주니 이 또한 최고였다.
커피가 아니어도 이렇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료가 있구나 했고, 영국 음식 먹은 것 중에 최고로 맛있었던 것 같다.
홍차에 설탕, 크림을 넣으니 약간 데자와가 되긴 했지만, 이것도 오랜만에 먹으니 괜찮았던 것 같다 ㅎㅎ
 
분위기도 홍차 티팟과 잔도 너무 예뻤던 티가든.
크림티 때문에 일부러 루이스를 들를 순 없겠지만, 루이스 근처에 간다면 티가든에는 꼭 가보길!
워크인보다는 예약하고 가는 곳인데 우리는 운 좋게 들어간 것 같다.
 

스콘과 크림티. 티 가든
티 가든 내부. 외부 테라스 자리도 있다.

 
 
너무 맛있게 크림티를 먹고 집으로 돌아갔다.
맛있는 걸 먹고 여행을 마쳐서 그런지 다들 기분이 되게 좋았다. ㅎㅎ
물론 속은 느끼해서 집에 와서는 된장찌개 끓이고, 고추장에 밥을 비벼먹긴 했지만
즐거웠던 런던 근교 당일치기 여행이었다.
 
세븐 시스터스, 크림티 추천 x100!!